챕터 173

소피는 멍하니 자신의 앞에 웅크리고 있는 벤자민을 바라보았다.

뼛속까지 새겨진 듯 익숙한 벤자민의 얼굴이 골목 입구의 희미한 빛과 그림자 속에서 칼로 깎아낸 듯 날카롭고 또렷하게 보였다.

귀청을 찢을 듯한 총성의 굉음이 아직도 귓가에 울려 퍼지며 고막을 윙윙거리게 했다.

"괜찮아요."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공허한 목소리로, 죽음을 간신히 모면한 사람의 미세한 떨림을 담아 말했다.

벤자민의 시선이 잠시 그녀의 빨갛게 부은 손목 위에 머물렀다. 그의 눈동자 속에서 파괴적인 폭풍이 일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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